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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2/8] 같이 힘들어진 정청래와 장동혁, ‘정’보다는 ‘장’이 더 곤란 2025-12-13 09:01:15
거대 양당 대표가 모두 힘든 상황에 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1인1표제’ 당헌 개정안이 중앙위에서 부결됐고, 정 대표의 성원 하에 법사위에서 밀어붙이는 내란특별재판부 등도 범여권 내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3일 비상계엄 1주년 때 “12.3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입장을 발표한 이후 엄청난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물론 상황은 장 대표 쪽이 더 좋지 않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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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장, 강성 지지층 결집해서 돌파? 쉽지 않아

 

지난 3일은 정치권 전체가 여러 의미에서 긴장감을 높였던 날이지만 생각과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민주당의 경우 전날 원내수석부대표인 문진석 의원이 대통령실 김남국 (전) 비서관에게 인사 청탁을 하고 그 과정에 김 (전) 비서관이 ‘훈식이형과 현지누나’에게 추천하겠다고 답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일에 여러 행사가 진행됐고, 이재명 대통령이 여의도로 와서 옥외 행사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경호 문제 등으로 인해 참여를 취소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다수 의원들이 이날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확실히 거리를 두는 계기로 삼아 본격적으로 지방선거에 대비하자는 의견을 냈는데도 불구하고 장동혁 대표는 오히려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입장을 개인 SNS로 내놓고 두문불출했다.

5일에는 국회의원, 원외당협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의장단, 고참 당직자 등으로 구성된 민주당 중앙위원회가 정청래 대표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인 ‘당원 1인 1표제’ 당헌개정안을 부결시켰다. 정 대표와 더불어 강경파로 분류되는 법사위 민주당 의원들이 대통령실 등의 직간접적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임위를 통과시킨 내란전담재판부법, 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반대하는 등 논란이 더 거세지고 있다.

장동혁 대표 쪽은 더 안 좋다. 친윤으로 분류되던 의원들, 탄핵소추 이후 대통령 관저 앞에 나가서 경찰을 막아섰던 의원들까지 계엄사과와 당 기조 변화를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 쪽은 한동훈 전 대표 쪽에 공세를 가해 친한 vs 반한 전선을 형성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오히려 역풍이 분 모양새다. 현재 당내에서는 나경원 의원 등 극소수가 장 대표 쪽에 서 있고 보수언론들도 노선전환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대표의 처지와 형편이 많이 다르지만 유사점도 적지 않다. 이 상황에서 두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기존의 모습대로라면 두 사람 모두 유튜브, SNS 등을 중심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켜 국면을 돌파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두 사람 다 쉽지 않은 상황에 처했다. 정청래 대표의 경우 ‘동력’과 나름의 ‘명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1인1표제 반대쪽을 기득권으로 몰아세우면서 다시 추진할 경우 대통령실  쪽과 전면전으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 대한 (강성) 당원들의 지지가 높다고 하지만 그 지지가 ’정청래 개인‘의 독자적인 것인지도 불명확하다.

장동혁 대표는 3일 이후 의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 강성지지 유튜브에 출연하는 등의 행보를 걷고 있다.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 지지층, 부정선거론자 등을 결집시켜 상황을 돌파하려고 한다면 일반 여론은 물론이거니와 당내 반발도 더 거세질 것이다. 또한 장 대표는 정청래 대표에 비해 자기 기반도 훨씬 더 미약하다. 정면 대결 자체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 대표의 경우 여권 내에서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 톤을 낮추고 대통령실 쪽과 호흡을 더 맞추고 대야 공세에 집중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 대표는 기조 전환을 할 경우 숫자는 적지만 열성적인 지지층의 반발을 살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리더십이 더 강해지기도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나 보수진영 전체의 입장에서 보자면 장 대표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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