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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11/11] 임기 반환점 돈 여권, 야당은 이재명 1심 앞두고 일단은 힘 모으지만 2025-08-12 15:04:12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지지율은 연일 하락세다. 바닥을 쳤다고 보기엔 여러 환경이 너무 좋지 않다. 나름대로 작심한 기자회견도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 같다. 다만 대통령은 모르겠지만, 보수 지지층들의 위기의식은 매우 높아졌다. 특히 금주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있기 때문에 각 진영이 결집하는 모습이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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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엉뚱한 ‘쇄신’하면 ‘다음’이 있을까

 

임기 반환점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본인의 가장 큰 리스크인 ‘톤 앤 매너’ 문제를 다시 노출했다. 담화문을 낭독하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초반만 하더라도 나름대로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 애썼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특유의 거침없는 모습을 노출했다. 가장 큰 리스크인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 문제에 대해서도 ‘뭐가 문제냐’는 식으로 일관했고 기자들을 향해서는 “구체적으로 팩트를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큰 손짓, 참모를 향한 반말, 높은 목소리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았지만 친윤 주류 인사들은 ‘진솔’ ‘소탈’ 같은 언사로 이를 포장했다.

여권 내 비주류 혹은 신주류라할 수 있는 친한계 인사들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지만, 하루를 묵혀 반응을 내놓은 한동훈 대표는 기자회견 자체에 대한 평가 대신 ‘속도감 있는 실천’을 강조했다. 갈등을 키우지 않을 테니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압박으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대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공세를 높였다.

이로 인해 14일로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서 여당의 이탈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결 이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재표결 등의 절차가 반복되는 수순인 것. 하지만 당일 여당 의총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이는 특별감찰관 문제를 비롯해 다른 사안에서 용산의 쇄신조치가 따르지 않을 경우 이달 말께로 점쳐지는 특검법 재표결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일단 김건희 여사가 연말까지 공개적 행보를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개편) 내용이 관심사로 떠오르는 것. 지난 전당대회에서 용산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당정 원팀’을 강조하며 한동훈 대표와 노골적으로 각을 세웠던 원희룡 전 장관이 최근 SNS등을 통해 발언량을 늘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용산의 반응이 친정체제 강화, 대통령 구심력 강화 쪽이라면 연말연초에 다시 여권 내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용산의 정치적 기초 체력이 극히 낮아져 있고 십퍼센트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마당에 다시 갈등이 불거진다면 ‘그 다음’이 있을지 모르겠다.

 

‘탄핵’의 필요충분조건은?

 

여권이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야당은 매주말 장외집회를 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토요일에는 민주노총, ‘촛불단체’ 들과 같은 장소에서 릴레이 집회를 열며 힘을 모았다.

하지만 전주에 비해 오히려 열기는 덜한 모습이었던 것.

중도층은 물론 중도보수층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지지를 거두고 있지만 이들이 ‘탄핵’,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 체제’를 요구하거나 인정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노무현-박근혜의 전례를 보면 ‘진영 대립’의 벽이 무너지고 ‘국론 통일’의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탄핵이 성사됐었다.

2016년 말에는 문재인 지지자(민주당) 뿐 아니라 안철수(당시 제3당 국민의당) 및 유승민(여당 일부)까지 하나가 됐었던 것. 지금 이재명+조국보다는 훨씬 넓은 모습이었다. 이재명 대표 1심 판결을 전후해 야당과 민주노총 등이 드라이브를 걸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윤 대통령은 중도보수, 한동훈 지지층을 붙잡지 못하면 위험해 진다는 것. 압박과 강공으로 가능할 것 같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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