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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망 8/14] 잼버리도 끝나고 태풍도 물러가고 충돌 기다리는 여의도 2025-06-16 22:15:29
잼버리 대회가 끝났고 태풍은 큰 피해 없이 물러갔다. 폭염도 한풀 꺾였다. 금주에는 정치적 일정이 많다. 15일에는 광복절, 16일부터 국회 임시회 개회, 18일에는 미국 워싱턴 D.C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린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민주당의 경우 혁신위가 내놓고 간 혁신안,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확대 등이 주요 이슈다.
윤태곤(taegonyoun@gmail.com)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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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문제, 큰 얼개는 이미 다 나와있어

 

잼버리 후폭풍에 대해선 치열한 공방이 진행될 것이다. 조직위를 책임진 여가부와 잼버리의 주최지 전라북도는 여러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경과와 책임 소재에 대한 철저한 해부가 진행된다면 ‘소 잃고 외양간은 고치는’ 성과를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무능과 부패의 구체적인 양상은 조사를 통해 드러나겠지만 큰 얼개는 이미 다 나와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지부진한 지역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국제 행사를 추진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동계올림픽,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엑스포, 개별 종목 세계선수권대회 등이 거의 비슷한 이유로 진행됐다. 크고 작은 잡음도 없지 않았고 이런 행사들이 실제로 지역 부흥에 기여했는지에 대한 논란도 진행형이다. 이번에도 새만금 지역 부흥과 S.O.C 건설이 진짜 목표였던 것.

하지만 ‘명분’이 되어야 할 잼버리에 대한 실질적 준비가 너무나 형편없었다. 길을 뚫은 것 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미 관광레저용지로 지정된 갯벌을 행사지로 지목한 다음 농업용지로 용도를 바꿔 농업기반공사 돈으로 매립(행사 종료 후 용도 재변경 계획)한 것은 전라북도 입장에서는 ‘야심차고 창의적인 기획’이었다. 하지만 그 땅은 행사를 치룰 수 없는 곳이었고 결국 일이 터진 것. 기반시설 외에 화장실, 샤워시설, 의료체계 등이라도 제대로 준비가 됐다면 일이 이렇게 까진 터지지 않았겠지만 도미노처럼 문제가 발생했다. 행사 주무부서인 여가부는 이런 상황을 관리할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이름만 올려 둔 다른 부처나 상급 기관도 마찬가지.

앞으로 진행될 갑론을박이 허울 좋은 균형발전계획 하에서 국가예산 따내기용 이벤트에 내몰리는 지역 현실, 지자체의 역량과 부패 수준,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견제와 균형 나아가 근 사십 년 가까이 이어온 새만금 논란 등에 대한 성역 없는 난상토론으로 진행된다면 상당한 성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책임 떠넘기기, 총선을 앞둔 눈치보기 등으로 내용 없는 난타전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광복절 → 캠프 데이비드, 윤 대통령의 숙제

 

어쨌든 잼버리 대회가 폐막 이후엔 묻지마 칼부림 테러와 모방 범죄 예고, 교권 논란 등이 모두 불거질 것이다. 국회도 다시 열리게 된다. 

하지만 민주당 출신 윤관석 의원 구속 등 돈 봉투 수사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본격화, 서울-양평 고속도로 이슈, 이동관 방통위원장 내정자 청문회 등 기존 갈등 이슈와 얽혀버리면 극한 대립만 강화될 수 있다. 거대 양당 입장에선 상대방에 대한 공격 외에 탈출구가 잘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지지부진한 상황에 처한 ‘제3지대’ 입장에서는 갈등의 톱니바퀴에 갈려 들어가거나 존재감을 드러낼 갈림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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