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의제와 전략 > 이주의 전망
[이주의 전망 8/17] 김무성, 개인도 위험하고 여권도 위험하다 2024-05-03 12:58:59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메시지 중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었다. ‘무능과 불통’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큰 문제는 여당도 역동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점. ‘이승만 국부론’만 띄우고 다니는 김무성 대표, 이대로는 위험하다. 대통령이 광복절에 특별한 의제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권은 ‘하던 일’에 다시 매진할 것이다. 무엇하나 풀리는 것도 없고 새로운 것도 없는 지리멸렬한 시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한중일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 등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윤태곤(peyo@moa.re.kr)
정치분석실장
  this article :

 

우리나라는 이원집정부제 국가가 아니다

청와대는 사면도 ‘최소화’했고 광복절 경축사도 ‘무난’하게 마무리했다고 평가하는 것 같다. 목함지뢰 폭발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과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부족하나마 일본 정부에 대한 ‘압박’도 성공해 아베 담화가 최악으로 나오는 것은 막았다는 자평.

중국 전승절에 참석해 일본을 좀 더 압박하고 북한에 대한 우리 정부 기조에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낸 후 한중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10월 한미정상회담을 잘 치르면 점수를 딴다는 생각인 듯하다. 나름대로 합리적이고 가능성 있는 로드맵이다. 이를 통해 남북 긴장이 완화되고 대화가 재개된다면 좋은 일이다.

청와대 구상이 무난할 진 몰라도 전략과 비전은 안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이원집정부제 국가가 아니다. 경제도 정치도 꽉 막혀 있는 현 상황에서 고개를 돌리는 회피기동으로 비칠 수 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난제는 ‘불통과 무능’이 아닌가?

특히 목함지뢰 폭발을 전후해 청와대, 특히 국가안보실의 능력은 다시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상황을 장악하고 신중하게 대처하는 것과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사태 발생 이후 청와대 모습은 후자에 가깝다. 실망이 거듭되면 기대가 사라지고 기대수준이 낮아진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지지율 관리가 유리할 수도 있겠지만 국정장악력도 저하되기 마련이다.

 

김무성, 도대체 뭐하고 있나?

여당 상황도 심각하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이후 잡음은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당청관계’라 부를만한 것이 없다. 특히 김무성 대표의 최근 모습은 심각하다.

청와대의 드라이브에 큰 목소리로 호응하던 노동개혁 이슈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발을 빼는 모습이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나 다름없는 오픈프라이머리는 야당이 제기한 권역별 비례대표의 팻감으로 사용되는 모습이다. ‘목함지뢰’ 사태에서도 한 마디를 꺼냈다가 윤상현, 이정현 등 친박 의원들이 반발하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청와대와 친박 기세에 막혀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이승만 국부론’ ‘국사는 국정교과서로’ ‘진보좌파 집권 불가론’ 같은 퇴행적 깃발만 치켜세우고 있다. 중도층에도 일정 정도 어필하던 ‘통 큰 행보’는 완전히 사라졌다.

김무성 개인의 대권행보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과 별개로, 청와대의 무능한 일방독주와 지리멸렬한 거대여당의 앙상블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 제일 큰 문제다. 유승민 사퇴 시 떠돌았던 ‘순망치한론’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새정치, 혁신위와 홍보위원회는 왜 내부 비판 못하나

어떤 형식과 규모로든 야권 ‘신당’은 기정사실이겠지만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리더쉽 부족이나 혁신위의 전략 부재가 분당의 필요조건일지는 몰라도 충분조건일 순 없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문재인 대표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하고 5.24 조치 해제를 정부에 제안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10.4 선언을 직접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그런데 문 대표도 박 대통령과 같은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통일과 동북아 경제권역은 새정치민주연합과 문재인 본인이 처한 시급한 문제와는 거리가 있다. ‘사회적 합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하자’는 것 외에 노동개혁에 대한 새정치민주연합의 실질적 제안은? 재벌 개혁이 선행되지 않으면 노동개혁은 손도 댈 수 없나? 국정원 해킹팀 문제는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가?

무엇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제는 ‘멘탈리티’다. 친노-비노 계파 사안, 공천권 문제로는 막말을 불사하며 싸우는 사람들이 내부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는 참 온정적이다. 계파간 화합도 잘 된다.

아들도 수천만 원 대 명품시계를 부동산 시행업자에게 상납 받게 한 비노 중진 의원, 지역구 대기업 CEO에게 로스쿨 출신 딸의 ‘지원 사실’만 알린 ‘을지로 위원회 소속’ 친노 초선 의원, 처남이 대기업으로부터 10여 년간 일도 안하고 억대 연봉을 받은 사실이 들통 났는데 “보좌진이 했는지 나는 모른다”는 원로 의원에 대해서 말이다. ‘어버이연합’이냐는 비아냥이 나오는데, 혁신위나 ‘셀프디스’를 진행하는 홍보위원장도 말이 없다.

‘내로남불’을 벗어나는 시늉이라도 해야 집권세력 실정으로 인한 반사이익의 일부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 태그 : 이주의전망, 광복절, 김무성, 목함지뢰, 홍보위원회, 남북관계, 대일관계, 정치개혁

float_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