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유튜브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는 ‘단독 보도’라며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라며 고위 검사 다수에게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지만 당사자는 ‘팩트’라는 단어를 쓰면서 자기주장을 강조했고, 고위 검사 다수에게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특정이 되는데다가 최근에 여당 의원 다수가 ‘공취모’를 결성하는 등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가 여당의 핵심 의제인 것도 사실이다. ‘개연성’ 자체는 가능한 주장인데, 여권에 메가톤급 폭탄을 터뜨린 셈이다. 여권 상당수는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려 했지만 주장과 화자, 플랫폼의 폭발력으로 인해 일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일단 이번 일로 인해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자체가 쉽지 않아졌다. 검찰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공작의 프레임이 어른거리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검찰-사법’개혁안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총리실이 마련한 정부안으로 힘이 쏠리게 됐다.
또한 이번 일은 김어준이 상징하는 유튜브 권력, 이들과 호흡을 맞춰서 지속적으로 강경하고 현실성이 떨어지는 강한 ‘검찰-사법 개혁안’을 내놓는 여당 일각과 친명 진영의 갈등이 분출되는 계기가 됐다. 지방선거 경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일은 경기도지사와 호남권 경선에선 상당히 큰 파괴력을 지닐 것이다. 지금까지는 친명주류 진영이 ‘개혁 명분’에서 밀렸다면 이제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개혁 상업주의자’들과 전선을 칠 수 있게 됐다는 것. 이 전선은 이번 지방선거 경선을 넘어 8월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으로 예각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큰 영향은 인플루언서-유튜버 정치에 대한 반발 내지는 성찰의 본격화다. 기실 이번 건 이전에도 김어준씨가 아님 말고 식의 음모론을 제기한 것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일종의 ‘김어준 워너비’들도 마찬가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탄핵 소추 기간에 한덕수 권한대행, 김건희 모친 최은순의 집사 등과 회동을 했다든가 지귀연 판사가 룸살롱 접대를 받고 윤석열 구출 계획을 세웠다는 식의 주장이 모두 정치적 영향이 큰 유튜버를 통해 제기되고 여당 의원들이 불을 붙였다. 이번 일은 이런 메커니즘에 대한 상당한 제어장치로 작동하게 될 것이다,
또한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배상’ 등 여당이 힘줘 추진하는 ‘언론개혁’ 역시 김어준씨에 대한 처분이 잣대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의총을 통해 절윤, 혁신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작성했지만 이후 장동혁 대표는 실질적 후속조치를 하나도 내놓지 않았고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만 떠났다가 돌아왔다. 지지율만 더 떨어지고 있고 시간만 흐르고 있다. 서울과 대구의 공천에서 나름대로 이벤트를 내놓으려는 조짐인데, 그 이벤트가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오히려 역효과만 낳을지 모르겠다. 지지도는 물론 관심도도 더 떨어지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