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째 여당이 야당에 대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하면서 여당이 전반적으로 오만해 지는 느낌을 주고 있다. 대통령이나 당의 언행이 거침이 없는 걸 넘어 거칠어지고 있다.
‘추가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넣겠다는 것이 대표적 예다. 수사권 기소권을 완전 분리하고 검찰도 없앤다는 판에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특검을 거의 상시적으로 만드는 것이 옳으냐? 그리고 그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검이 수사권, 기소권은 물론 이재명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권까지 행사하는 것이 옳으냐? 절대로 긍정적 대답이 많이 나오기 힘든 이슈다. 그렇기 때문에 진보적 논조의 언론이나 (민주당을 제외한) 범여권 정당들도 주춤거리고 있다.
통상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이슈를 새로 꺼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여권 핵심의 워낙에 ‘관심사항’인데다가 여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면서 (이 특검으로 인한) 손실은 감당 가능하다는 정치적 판단,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손익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같은 밀어붙이기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선거 판세가 뒤집힐지 여부는 아직 예단키 어렵지만 분명히 여당에는 마이너스, 야당에는 플러스다. 흐트러져 있는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는 ‘명분’ 혹은 여당 후보를 찍지 않을 수 있는 ‘핑계’가 된다. 현재 여당 광역단체장 후보군이나 재보궐 선거 후보군을 보면 우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김부겸 정도?
이런 흐름이 여권 전반의 이완된 분위기와 겹친다면 예상과 상당히 다른 선거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장동혁 국힘 대표에 대한 심판 정서 역시 만만치 않다. 2선 후퇴론 등이 분출하는데도 불구하고 장 대표는 지난 2일 부산 박형준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서 “오늘 이 자리는 박 후보 개인의 개소식이 아니라,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출정식이다”면서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우리가 왜 움츠러들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같은 경우에는 오세훈 후보가 이미 장동혁 대표와 강하게 선을 그어놓은 상황이지만 부울경은 전반적으로 어정쩡한 모양새다. 게다가 이진숙, 김태규, 이용, 박종진 등 재보궐 선거 공천 라인업은 장동혁 대표의 현 상황과 더불어 역-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위험이 크다. 보수 강세 지역에 나선 강경보수 후보들이 우리가 뭔가 문제냐고 목청을 높이면 전국적으로 야당 심판 정서가 더 커질 수 있다. 또한 ”한동훈도 막고 부울경 선거도 이긴다“는 것은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목표다. 현재 장동혁 지도부는 전자가 더 우선순위의 목표인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이렇게 부정적 에너지, 상호 심판론이 공존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 중 먼저 뒤로 움직이는 사람이 좋은 판을 만들 수 있다. 장 대표가 움직이는 것이 훨씬 쉽긴 할텐데, 두 사람 다 안 움직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인다. 만약 두 사람의 이미지가 같이 더 강해진다면 야당이 훨씬 더 불리해질 것이다.